증권가에는 ‘마일스톤 징크스’라는 말이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3000포인트 등 분수령에 도달했을 때 상승세가 둔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분수령을 넘으려면 강한 상승 동력이나 몇 번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7월은 상승 기간 기준으로 이정표와 같다. 코스피지수는 작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상승했다. 상승 개월 수로 보면 코스피지수를 현재와 같은 시가총액 방식으로 산출하기 시작한 1983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거침없던 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코스피지수가 이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작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상승률이 45%에 달한다”며 “이 정도 상승률이면 지수가 주춤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구간”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상황이 2017년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직후 2200선에서 횡보하던 지수를 3300까지 끌어올린 것은 수출 회복과 실적 개선이었다. 동시에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미국의 통화 정상화를 앞두고 관망심리를 키우고 있는데 이는 2017년에 나타난 흐름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최장 상승 기록으로 보나 대외환경으로 보나 9개월 이상 상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조정받더라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분기까지는 실적이라는 펀더멘털이 지수를 받쳤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200 전후 박스권을 예상했다.
증권가는 코스닥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막대한 유동성을 고려하면 매수세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회가 있는 중소형주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배터리 소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진단키트 분야 중소형주에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이달 증시가 한 차례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극도로 소외됐던 게임·바이오 업종과 코스닥 성장주는 낙엽만 굴러가도 웃을 준비가 돼 있는 주식”이라고 강조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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