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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산업단지에 있는 영림목재 본사. 이곳 3층엔 ‘영림 생명갤러리’란 이름의 전시관이 있다. 문화 불모지인 산단에선 전례를 찾기 어려운 예술 공간이다. 서울대 미대학장을 지낸 김병종 화백 작품을 비롯해 스페인의 거장 호안 미로의 판화 등 300여 점의 회화, 판화, 조각 등이 전시돼 있다. 이경호 영림목재 회장이 30여 년간 수집한 작품이다. 영림목재는 국내 특수목 1위 업체다. 목재산업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우드 슬랩’(사진)이 주력이다. 중소기업계에서 ‘예술 애호가’로 불리는 이 회장의 성향이 녹아든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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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 문화경영위원회 초대위원장으로 활동할 만큼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기업인으로 꼽힌다. 2012년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 1억원 상당의 파이프 오르간을 모친 이름으로 제작 및 기증하는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만 50년 역사의 인천남성합창단 단장으로도 활동 중인 그는 “사업만 하는 사업가가 아니라 지역 사회에 문화예술을 나눌 줄 아는 사업가가 되고 싶다”며 “목재 사업도 ‘목재에 예술을 입힌다’는 모토로 키워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2002년 일본 와세다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지내며 우드 슬랩을 처음 접했다. 그는 수백 년 된 나무의 무늬와 질감을 그대로 살린 ‘살아있는 자재’에 매료됐다. 이후 북미, 아프리카, 일본 등을 누비며 우드 슬랩용 원목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2007년 국내 최초로 우드 슬랩을 들여온 데 이어 충남 당진에 약 9만㎡ 규모 목재 공장을 조성했다. 이곳에서 7~8년 동안 건조·표면처리 등을 거친 우드 슬랩 제품이 2018년부터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영림목재가 특수목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1980년대부터다. 플라스틱 용기 도입으로 목재 상자 수요가 줄어드는 등 사업 환경이 급변하면서다. 이후 특수목 수입 품종을 다양화하는 한편 원목 가구 및 마루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국내 1위 특수목 회사로 성장했다.
영림목재는 지난달 중국 안후이성에 일본, 중국 회사와 합작해 건축 면적 3만7000㎡ 규모의 물류 운송용 철제 물류박스 제조 공장을 완공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아들인 이승환 영림목재 부사장이 힘을 보태고 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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