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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식량물자비축국은 정부가 보유한 구리 등 산업용 금속 비축분을 시장에 매각하겠다고 지난달 16일 발표했다. 투기 세력이 몰려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는 판단에서 나온 대책이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구리 2만t, 알루미늄 5만t, 아연 3만t을 경매에 부쳐 시장에 풀었다. 완징쑹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국장은 “당시 입찰에는 200개 이상 기업이 응찰했다”며 “시장 가격보다 3~9% 싼 가격에 팔렸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앞으로도 비축분을 계속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엄포에도 산업용 금속 가격이 오르는 이유에 대해 시장에선 정부 개입의 한계를 들고 있다. 일단 중국 정부가 시장에 풀 수 있는 산업용 금속량이 세계 원자재 시장에 영향을 줄 만큼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달 초 경매에 나온 10만t은 중국 월 생산량의 6%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투기 세력이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판단도 잘못됐다는 평가다. 세계 산업용 금속 재고량은 20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하고 있다. 실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대표는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원리를 이해하지 못할 때 투기 세력에서 원인을 찾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접근이 수급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산업용 금속뿐 아니라 철광석 석탄 시장에서도 투기 세력을 근절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중국 내 석탄 시세는 4월 말 대비 20% 올랐다. 근본적 원인인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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