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 줄줄이 '크리스 지우기'…성폭행 의혹 부인에도 싸늘

입력 2021-07-20 14:36   수정 2021-07-20 14:45


그룹 엑소의 전 멤버 크리스(우이판)가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에 휩싸였다. 그와 소속사는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줄줄이 크리스와의 관계를 잘라내고 있다.

우이판의 성폭행 의혹은 지난 18일 중국의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폭로글이 올라오면서 제기됐다.

글을 올린 네티즌 A씨는 우이판이 캐스팅을 위한 면접 혹은 팬미팅을 빌미로 만남을 요구했고, 미성년자들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이판이 입막음의 댓가로 50만 위안(약 8813만 원)을 건넸다고도 했다.

A씨는 피해 여성이 7명 이상이며, 이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처음 관계를 가졌을 때 떠나고 싶었지만 우이판의 매니저가 협박했다"면서 우이판은 약속했던 연예계 지원을 한 번도 이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이판에게 받은 돈을 돌려줬다며 이체 내역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우이판의 소속사는 A씨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며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우이판 또한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2020년 12월 5일 모임에서 A씨를 딱 한 번 만났을 뿐, 술도 마시지 않았고 휴대전화를 빼앗은 적도 없다. A씨가 묘사한 어떤 내용도 없었다"며 "만약 이런 행위가 있었다면 감옥에 가겠다. 내가 한 말에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우이판의 해명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중국에서 미성년자 성폭행범에 대해 강간죄를 적용해 최고 사형 등의 중형을 내리고 있는 만큼, 해당 의혹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 이를 의식한 듯 광고계도 줄줄이 우이판과의 손절에 나섰다.

먼저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공식 SNS 계정에서 지난 5월 크리스의 신곡을 홍보했던 게시물을 내렸다. 이어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웨이보를 통해 "우이판에게 제기된 혐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사법당국의 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그와의 협력 관계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불가리도 "우이판 관련 사건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협력을 종료한다고 전했다. 포르쉐 중국 역시 웨이보로 파트너십 종료 사실을 공지했다.

이 밖에도 우이판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를 비롯해 덴마크 맥주 브랜드 '투모그', 중국 식품기업 '캉스푸', CCTV의 라디오 애플리케이션 '윈팅앱', 헤어케어 브랜드 '즈위엔', 주방 용품 브랜드 '리바이' 등이 계약 해지를 알렸다.

우이판은 2012년 그룹 엑소와 엑소M을 통해 크리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2년 간 활동 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고는 중국으로 건너가 활동했다. 엑소를 통해 얻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그는 각종 브랜드의 홍보모델로 발탁되며 톱스타 행보를 걸어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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