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빈 수퍼빈 대표(사진)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쓰레기에 과학기술과 문화 콘텐츠를 접목해 재미있는 자원 선순환 문화를 조성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나와 2011년 중견 철강기업인 코스틸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기도 했다. 2015년 코스틸을 나와 수퍼빈을 설립했다. 이듬해 수퍼빈이 개발한 ‘네프론’은 페트병 등을 자동으로 선별 처리하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로봇이다. 이용자가 캔·페트병을 투입구에 넣으면 네프론이 딥러닝으로 학습한 AI를 통해 자동으로 분류·압착해 수거한다. 전국 40여 개 지방자치단체에 네프론 170여 대를 공급했다.
기존 쓰레기 수거 절차는 배출에서 시작해 재활용 또는 소각·매립에 이르기까지 여섯 단계를 거친다. 네프론은 선별·압축→운반→재활용 세 단계면 끝난다. “분류 정확도는 98%에 이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네프론은 단순한 재활용품 수거함이 아니다. 재활용품을 넣고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개당 10원씩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누적포인트가 2000점 이상 되면 수퍼빈 홈페이지 또는 앱에서 계좌이체를 통해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쓰레기라고 생각했던 게 돈이 되니 재활용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퍼빈은 ‘배달의민족’ 운영업체 우아한형제들, 충남 아산시와 일회용 음식 배달용기의 순환자원 생태계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달 맺었다. 수퍼빈은 배달용기 중 오염이 안 된 뚜껑을 수거하는 회수로봇을 개발해 오는 12월까지 아산시에 2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네프론의 보급형 제품인 네프론 베이직도 다음달부터 경기 안양시에 100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성남=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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