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일당과 포털 댓글 조작에 나선 혐의로 1·2심에서 모두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상남도 도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21일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오전 10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에 대한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
앞서 1심은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에 대해 징역 2년, 선거법 위반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지만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에 대해선 징역 2년을 유지했지만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김 지사는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18년 2월 사이에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운영자인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과 공모해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다음·네이트 내 뉴스 기사 약 8만 개의 댓글 중 125만 개가량의 추천/반대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드루킹' 김동원 씨는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서 기사 8만여 개에 달린 댓글 140만여 개에 공감·비공감 클릭 9970여만 회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온라인상의 건전한 여론 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유권자들의 정치적 의사결정을 왜곡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과정을 저해했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2심은 "댓글 조작 범행을 기획하고 적극적으로 주도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징역 3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는 이미 지난 3월 만기 출소했다.
김 지사는 항소심 선고 직후 법정 앞에서 취재진에 "법원의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 진실의 절반만 밝혀졌다"며 "나머지 절반은 즉시 상고를 통해 대법원에서 반드시 밝히겠다"고 했다.
김 지사의 재판 결과에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하면 김 지사는 차기 대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력한 정치인으로 떠오르며 경남도정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는 김 지사의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과 관련해 "재판 결과를 봐야 한다. 만약 살아 돌아온다면 지켜봐야 할 주자는 맞다"라면서 "동안이라 그렇지 대선 때 55세면 어리지도 않다. 이재명 경기지사하고 별 차이도 안 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는 김 지사가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김 지사에 대한 항소심 판결은 아쉽다"며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은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다른 부분에 대한 판단은 대법원에서 바로 잡히리라 기대한다. 대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업무방해 등 일반 형사사건으로 금고 이상을 선고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 대법원에서 결과가 바뀌지 않으면 그는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확정하면 김 지사는 곧바로 지사직을 잃고 경남도정은 하병필 행정부지사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김 지사가 유죄를 받더라도 곧바로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일정 기간 신변 정리를 할 시간이 주어진다고 알려졌다.
이 경우 1심 법정구속으로 77일간 복역했던 김 지사는 남은 22개월을 교도소에서 복역해야 한다. 2심 판결이 파기될 경우엔 서울고법에서 다시 재판을 받게 돼 남은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 이 지사 임기는 2022년 6월 30일까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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