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 같은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펀드에 대한 투자액이 작년 한 해 18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 회수액도 17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번 집계는 지난 3월 자본시장법 개정 전 사모펀드 분류 체계에서 경영참여형으로 분류된 펀드의 현황이다.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과 같은 헤지펀드형 사모펀드와는 별개다. 경영참여형 펀드는 오는 10월 새 법이 시행돼 사모펀드 분류가 투자자의 성격 및 구성에 따라 기관전용과 일반펀드로 개편되면, 대부분 기관전용으로 분류될 전망이다. 새 법에선 투자자가 제한되는 반면 대출과 메자닌 펀드 등 다양한 투자기법을 활용할 수 있게 돼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PEF 신규투자와 회수액 모두 사상최대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PEF 동향 및 시사점’ 집계 자료를 21일 발표했다. 작년말 기준 경영참여형 PEF에 대한 투자 규모는 1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PEF 투자 규모는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PEF가 투자한 기업은 총 565개였다. 맥쿼리자산운용의 LG CNS 지분 인수를 비롯해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 솔루스) 인수,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의 PI첨단소재(옛 SKC코오롱PI) 인수와 같은 거래가 이뤄지는 등 전체 투자 건수의 86.4%가 국내기업에 집중됐다. 다만 투자금액 기준으로는 국내 12조6000억원, 해외에 5조5000억원이 투자됐다.
투자 회수액은 17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조원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카카오게임즈와 세틀뱅크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했고, MBK파트너스는 대성산업가스를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하는 등 투자금 회수가 잇따랐다. 한앤컴퍼니는 에이치라인해운의 기존 투자자 자금을 돌려주고 하나금융지주 중심 새로운 투자자들의 신규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PEF 업계 활황, 운용사 설립 ↑
PEF업계 호황으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GP·업무집행사원)의 신설도 활발해져, 전년보다 33곳 늘어난 337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업GP(245개)는 계속 증가해 전체의 70% 수준을 넘어선 반면 금융회사GP(36개)는 감소추세를 보였다.
펀드의 수는 총 855개로 2015년(316개) 이후 2.7배 성장했다. 투자자가 PEF에 출자를 약정한 금액(약정액)은 97조1000억원으로 2015년 대비 1.7배 증가했고, 투자자가 PEF에 출자를 이행한 금액(이행액)은 70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8배 늘었다.
지난해 결성된 경영참여 사모펀드는 총 218개로 전년 대비 12개 늘었다. 이중 프로젝트 펀드는 168개, 블라인드 펀드는 50개로 프로젝트 펀드가 77%의 비중을 차지했다. 프로젝트 펀드는 투자 건 발굴 후 이를 바탕으로 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의 펀드다.
해산된 펀드는 총 91개로 전년대비 26개 증가했다. 해산 펀드의 실제 존속기간은 평균 4년이다. 회수대상기업의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52.8%), 정보통신업(8.1%), 과학기술업(6.4%), 도소매업(4.7%), 기타(28%) 순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PEF 시장은 사모펀드 운용사와 신규 설립 PEF 수, 투자액 모두 직전 최고 수준을 경신하며 성장했다”며 “기업 가치를 높인 후 상장하거나 동종기업을 합병시킨 후 매각하는 등 PEF가 인수합병 분야에서 주요 플레이어로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