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21일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한·영 국방장관회담에서 “영국의 (인도·태평양) 역내에 대한 관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5세대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 전단의 부산항 입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30년간 가장 큰 규모의 해상 및 공중 전력이 영국 본토를 떠나 전개하는 것”라며 “함정 배치는 양국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6·25전쟁 참전국이자 전통적 우방국인 영국과의 국방 협력을 포괄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영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영국은 F-35B 전투기들이 배치된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은 지난 5월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출항시켰다. 항모전단은 인도와 싱가포르 등에 기항한 뒤 남중국해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부산항에도 기항할 예정이다. 월러스 장관은 앞서 영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일본으로 가는 길에 바다를 항해하면서 항행의 자유를 주장할 의무가 있다”며 “중국이 공해상에서 선박의 이동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도전하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이 중국 견제 의도로 항모전단을 출항시켰다는 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러스 장관은 민주주의와 자유 등 한국과 영국이 공유하는 가치가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월러스 장관은 “양국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으나 공통점이 많다”며 “민주주의와 정의, 자유 등 우리가 신봉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6·25전쟁 당시 글로스터 연대가 235고지에서 용감하게 공산군의 공세를 막아낸 임진강 전투 70주년이 되는 해”라며 “오늘날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다시금 도전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 서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국의 주도적인 노력을 적극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월러스 장관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한국의 주도적인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며 “영국으로서도 이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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