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인터넷도 혹시 느린 건가?"
유명 정보기술(IT) 유튜버 '잇섭'이 일으킨 나비효과다. 잇섭은 10기가 인터넷 속도를 직접 측정해 원래 제공해야 하는 속도보다 훨씬 느리다고 폭로, 당국 실태조사 끝에 통신사들의 시정 조치를 이끌어냈다. 핵심은 '셀프 측정'이다. 앞으로 인터넷 속도 셀프 측정 후 문제가 있을 경우 통신사에 개선 요청하는 절차가 크게 간소화된다.
인터넷 속도를 어떻게 측정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조금 답답할 때가 있어도 인터넷 속도를 의심하거나 측정해봐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던 기자부터 부랴부랴 인터넷 속도 셀프 측정법을 알아봤다.
직접 측정해보니 다운로드 속도는 93.0Mbps로 최대 97.2Mbps까지 올라갔고, 업로드 속도는 95.2Mbps로, 최대 102.4Mbps까지 기록했다. 기자의 경우 큰 문제가 있진 않았지만, 만약 측정 결과 속도가 원래 제공 속도보다 확연히 느리면 요금 감면 등 보상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자와 같이 잇섭의 사례를 보고 셀프로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혹시나 그동안 손해를 보고 쓴 건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KT 인터넷을 사용해 온 김모씨(30)는 "KT 인터넷 서비스를 오랫동안 쓰는 중인데, 잇섭을 보니 나도 한 번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통신사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초고속 인터넷 속도가 최저보장속도보다 느리면 자동으로 요금을 감면해줄 예정이다. KT와 LG유플러스, SK텔레콤은 이용자가 속도를 측정했을 때 속도가 기준보다 떨어질 경우 별도 보상 신청 절차 없이 요금이 감면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
현재는 절차가 복잡하다. 고객이 직접 측정해 속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AS(사후서비스) 신청부터 해야 한다. 그러면 기사가 직접 방문해 다시 속도를 측정한다. 이때 속도 미달임이 판명돼야 요금 감면되는 구조다. 업무 처리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SK브로드밴드를 제외한 SKT, KT, LG유플러스는 현재 이용자가 속도를 개별적으로 측정한 후 최저 속도에 미달할 시 별도로 보상신청을 해야 요금감면을 받을 수 있다. 자동 요금 감면 제도는 KT는 10월, SKT는 11월, LG유플러스는 12월 중에 마련할 예정이다.
KT는 홈페이지 '고객지원' 메뉴에서 '품질보증(SLA·Service Level Agreement)' 테스트를 이용하면 된다. 유선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가 가능한 테스트다. SLA 테스트는 총 5회 측정한 후, 5번 중 3번이상 보증 기준에 미달한다면 요금을 감면 받을 수 있다.
SKT도 자사 홈페이지에 속도 측정과 품질 측정법이 있다. SKT의 경우 'T월드' 홈페이지에 '인터넷 품질 측정' 페이지가 있다. SKB는 'SKB 마이스피드' 페이지에서 인터넷 속도를 측정하면 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개인'→'고객지원'→'인터넷 속도 측정하기' 순으로 클릭하면 된다.
신사 페이지 뿐만 아니라 NIA에서도 측정할 수 있다. 'NIA 스피드 인터넷 속도측정'에서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통신사와 상품을 선택해 측정하면 된다.
현재 SKB, KT, LG유플러스는 속도 측정 서버를 이용하기 위해 홈페이지 내에서 따로 검색하거나 별도의 전용 사이트 주소를 알아야 한다. 통신사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각 홈페이지에 바로가기 배너를 추가해 이용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현재 10기가 인터넷 최저 보장속도는 최대 속도 대비 약 30% 수준인데 통신사는 이를 1기가 이하의 상품 기준처럼 5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저보장속도 기준이 느슨한 탓에 속도가 낮게 나와도 이용자들이 보상받기 힘들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는 KT는 8월, SKB와 SKT는 9월말, LG유플러스는 9월중에 개선한다.
이 밖에 통신사는 잇섭 사례처럼 통신사의 시스템상 오류로 인해 속도 저하가 발생했다고 판단되면, 별도 속도 측정을 하지 않더라도 문제 발견시 자동으로 요금을 감면하도록 시스템을 바꿀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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