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기습적으로 발표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급락에 영향을 줬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결제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이더리움·도지코인 3종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도 했다.
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가상자산 콘퍼런스 'B 워드' 행사에서 "테슬라는 비트코인 결제를 재개하게 될 것"이라며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지난 5월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허용 중단을 기습 발표했다. 그는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결제 중단 이유로 꼽았다.
머스크는 이날도 비트코인 채굴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해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을 인정하면서도 비트코인 채굴 방식이 점차 친환경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의 경우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채굴 과정에서 다소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환경에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등 3개의 암호화폐를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 외에도,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이더리움·도지코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오랜 기간 보유해왔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가면 나도 돈을 잃는다. 내가 가격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가격을 내리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비싼 가격에 (비트코인을) 파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3종 암호화폐 가격은 동반 급등했다. 3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은 3만1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서부시간 기준 21일 오후 12시(한국 시각 22일 오전 4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7% 넘게 올랐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과 도지코인도 9~10%대 뛰었다.
머스크가 이날 참석한 '더 B 워드' 콘퍼런스는 가상자산 업계 리더들의 모임인 '가상화폐 혁신 협의회'(CCI)가 주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머스크와 함께 '비트코인 전도사'로 꼽히는 잭 도시 트위터 CEO와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가 참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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