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입당과 거리를 두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지율 하락세가 위험하다" "입당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 "과거 안철수 대표와 비슷한 판단을 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하자 친윤 성향 국민의힘 중진들이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이 "대표가 아닌 평론가" "철학과 정책이 없다" 등 힐난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내면서 향후 0선 당대표와 중진간의 더욱 강한 충돌을 예고했다.
윤 전 총장과 가장 가까운 정치인 중 한명으로 알려진 5선 정진석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율 30%인 윤석열 전 총장을 비빔밥 당근으로 폄하하고 지지율이 하락한다고 평론가처럼 말하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1야당 당수가 철학과 정책으로 무장하지 못하고 따릉이 타기와 토론 배틀 등의 이벤트 쇼에만 매몰되면 정권 연장을 위한 방석만 깔아주게 된다"며 "야당 지도부가 정치혁명이란 일부의 예찬에 취해 산으로 가는 형국"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요인은 무엇이냐"며 "청년들의 분노와 좌절? 그것도 작동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노회한 지도력?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검사 출신이자 친윤계 권성동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선후보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게 판을 깔아주고 원팀을 만드는게 당 대표의 최대 임무인데 요즘 당 대표의 발언을 보면 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의 지지율이 위험하다고 평하는 건 정치 평론가나 여당의 인사가 할 말이지 정권교체 운명을 질어진 제1야당의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 때 '4번으로 나가면 이기고 2번으로 나가면 진다'와 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당내 의원 다수는 부화뇌동했지만 중심을 잡고 낚이지 않았던 당원들과 국민들이 주역이었던 승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 의원이 4·7 보궐선거의 승리 요인으로 윤 전 총장을 꼽은 데에 "어떻게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원과 국민들이 오세훈 시장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이뤄낸 승리를 윤 전 총장에 의해 이뤄낸 승리라고 말씀하시나. 그건 너무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재보궐선거의 교훈이라면 당내에서 훌륭한 후보를 만들어서, 공정한 단일화 과정에 의해서 선거를 치르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보궐)선거 때도 보면 단순히 지지율 추이나 여러가지 사정에 따라서 안철수 후보라는 당외 후보에게 부화뇌동한 분들도 있었다. 그 분들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당내에 있는 중진 의원들은 정중동의 자세로 가셔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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