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컬리)가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여전히 김슬아 대표의 낮은 지분율이 증시 입성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 관련 부서 담당자는 마켓컬리 관계자와 만나 국내 증시 상장에 앞서 경영 안전성을 높일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작년 말 기준 김슬아 대표의 보유 지분 비율이 6.67%에 불과한 탓이다. 이에 더해 마켓컬리는 지난 9일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를 유치해 김 대표의 지분율은 6% 수준으로 낮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을 통해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게 되면 지분율은 더 희석된다.
창업자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
김 대표의 지분율은 6% 내외인 데 반해 중국계와 러시아계 벤처캐피탈 3곳이 작년 말 기준 각각 10%대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국내 자본은 SK네트웍스,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드, CJ대한통운 등이 참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마켓컬리에 투자한 투자사들이 대부분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고 있기에 김 대표가 경영권을 빼앗길 우려가 적다는 의견도 나온다.
마켓컬리 관계자도 "현재 이사회가 대표의 경영능력을 신임하고 있으며, 공동경영 약정과 같은 제도도 있어 이를 활용하면 경영권에 대한 우려는 매우 적다"고 강조했다.
마켓컬리는 오는 28일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시리즈F 투자를 받기 전까지 마켓컬리는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시리즈F 투자를 받으며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미국 증시에 무난하게 상장하기에 약간 부족했다. 또 한국거래소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신생기업)에 대해 다른 재무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상장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주면서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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