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열린 올해 다섯 번째 FOMC에서 테이퍼링을 처음 논의한 위원들이 다음주 긴축 전략에 대해 공식 브리핑을 받을 예정이다.
Fed는 작년 6월부터 국채 8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0억달러를 매달 사들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매입 규모를 줄여나갈 방침이다. 수차례에 걸쳐 “테이퍼링 착수 전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이달 말 FOMC에서 테이퍼링 일정을 서둘러 확정짓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FOMC보다 다음달 26~28일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토론회인 잭슨홀 미팅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시장에선 Fed가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공식 발표한 뒤 올해 12월 또는 내년 1월부터 채권 매입액을 줄여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FOMC에서 위원들 간 불협화음이 터져나올 수 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가 “너무 일찍 긴축에 나서면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지만,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물가 급등세가 계속될 수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내년 후반엔 올려야 할 것”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내놔서다. 제롬 파월 Fed 의장 등 전형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와 다른 시각을 가진 위원이 더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Fed 출신인 윌리엄 잉글리시 예일대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인 2013년에는 모든 상황이 들어맞았기 때문에 테이퍼링에 착수하는 데 의견 조율조차 필요하지 않았다”며 “이번엔 다르다”고 지적했다. WSJ는 Fed 인사들 간 의견 대립이 있는 만큼 파월의 조율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했다. 2013년엔 Fed가 일치된 의견을 바탕으로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지나치게 빨리 발표하는 바람에 세계 금융시장이 폭락하는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이 발생했다.
다만 유럽 내부에서도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이 전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독일처럼 부채비율이 낮은 국가는 주변국과 달리 물가 상승 압력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 예상치는 평균 1.9%이며, 내년엔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CB는 팬데믹 긴급매입 프로그램(PEPP) 등 유동성 공급정책을 적어도 내년 3월까지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뉴욕=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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