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휴양지인 강원 제주 부산은 이미 ‘수도권발(發) 코로나19 공습’에 초토화됐다. 한 달 전만 해도 신규 확진자가 10명대였던 부산은 최근 100명대를 웃돌고 있다. 강원 역시 지난달 말에는 확진자가 한 자릿수였지만 지난 22일 62명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가장 많다. 지난달 30일 기준 도내 확진자가 1명에 그쳤던 제주도 최근에는 매일 2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춘천시민들이 걱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한강을 마주 보고 있는 가평군이 4단계 지역이 되면서 춘천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북한강 주변에는 펜션·글램핑 업체만 500여 개가 몰려 있다.
춘천시에서 숙박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손님이 늘어난 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마당에 마냥 좋아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가평군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B씨는 “휴가철 장사로 1년을 사는데 북한강에 오는 손님들을 다 춘천에 뺏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의 생활치료센터는 ‘포화 상태’가 됐다. 23일 기준 강원 생활치료센터의 가동률은 91.5%로, 추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7명뿐이다. 수도권과 가까운 충청도의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91.1%에 달한다. 최근 하루에 1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부산 역시 추가로 받을 수 있는 환자가 89명에 그친다.
정부는 이런 ‘풍선효과’를 없애기 위해 비수도권에 일괄적으로 3단계를 적용하거나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확진자 수가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온 곳만 3~4단계를 적용해야 한다”는 ‘핀셋 규제’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휴가철 성수기 막바지인 8월 중순부터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수도권 인구 유입이 많은 관광지와 지방 대도시부터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예린/이선아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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