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미국 NPR 보도에 따르면 조직위는 선수들에게 배포할 16만개 콘돔을 준비했지만, 올림픽 기간 내 사용은 금지된다고 밝혔다. 올림픽 때마다 콘돔을 무료로 지급하는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부터 시작됐으며,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자는 차원으로 기획됐다.
조직위가 신체 접촉 통제에 나선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른 것이다. 선수들은 경기장과 훈련장 등에서 2m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 여기에 악수나 하이파이브 등 기타 신체적인 긴밀한 접촉은 모두 금지된다. 이를 어길 경우 경고·벌금·참가 자격 제한·올림픽 출전 자격 박탈·선수 자격 정지·국외 추방 등의 중징계를 내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규칙들이 실제로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실적으로 신체 접촉을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호프 솔로선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선수들이 잔디밭이나 빌딩 사이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랑을 나누는 걸 봤다. 공개적인 커플들이 많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호프 솔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두 차례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끈 바 있다.
이처럼 조직위가 성인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면서 선수촌 골판지 침대의 목적도 신체 접촉 차단과 관련됐다는 음모설까지 나돌고 있다. 내구성 문제로 논란이 된 골판지 침대는 '안티 섹스 침대'(성관계 방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도쿄 올림픽 미국 장거리 달리기 대표 선수 폴 첼리모는 트위터를 통해 "이 침대는 선수들간의 성행위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스포츠 경기를 제외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한 사람의 체중만 견딜 수 있다"며 "장거리 달리기 선수들은 4명까지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풍자하기도 했다. 육상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몸이 가볍다는 의미로 비꼰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골판지 침대를 제작한 도쿄 올림픽 공식 파트너사 '에어위브'(Airweave)의 다카오카 혼슈 회장은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골판지 침대가 그런 행위(성관계)를 막기 위해 제작됐다는 것은 착각"이라고 대응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