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MBC 중계 참사 비판 '올림픽 개최식에 찬물 끼얹었다'

입력 2021-07-26 12:29   수정 2021-07-26 13:32


외신들이 MBC가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각국 선수단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사진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개최식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26일 CNN 인터넷판에서는 <이탈리아엔 피자, 루마니아엔 드라큘라… 방송사 논란 불붙는다>고 보도했다. CNN은 “(MBC가) 공격적인 고정 관념을 바탕으로 여러 국가를 묘사하는 데 크게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한국 소개로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세월호 참사의 나라라고 하면 좋겠냐"고 비판했다.

영국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엔 체르노빌, 이탈리아엔 피자: 한국 TV 올림픽 사진에 대해 사과하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MBC가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에 대해 사과했다"며 문제의 사진과 자막을 조목조목 짚어 비판했다.

이 매체는 MBC가 각 국가를 소개하면서 해당 국가 사진과 사실들을 전달했는데 일부 '모욕적인'(offensive)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은 '무의미하고 이상했다'고도 지적했다. 매체는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를 설명할 때는 비트코인 사진을, 노르웨이에는 연어 사진, 이탈리아에는 피자 등을 넣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진을 내걸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꼽힌다.

아이티를 소개하면서 폭동 사진과 함께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을 삽입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은 이달 초 자택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방송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이 입장할 때 소개 사진에 양귀비 운반 사진이 등장했다. 아프가니스탄이 마약 재료인 양귀비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국가적 분쟁의 상징인 이스라엘의 분리 장벽을 화면으로 사용했다. 시리아에 대해서는 "10년간 계속된 내전"이라고 소개했다. 칠레를 소개하는 자료화면에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사진이 사용됐고, 스웨덴을 소개할 때는 복지 선지국`으로 표기했다. 내용상 선진국의 오타로 해석된다.

음식을 이용한 국가 소개도 공감을 얻지 못했다. 노르웨이 대표 사진으로는 연어를, 이탈리아는 피자, 일본은 초밥을 소개 사진으로 썼다. 일본 네티즌들은 우크라이나 사진을 빗대 "동일본 대지진이나 후쿠시마 원전사진이 나올 뻔했는데 그나마 초밥이 나와 다행"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MBC는 논란이 거세지자 26일 오후 3시 박성제 MBC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개회식과 남자 축구 중계 등에서 일으킨 그래픽과 자막 사고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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