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중고차수출업계에 따르면 국산 중고차 수출 단가가 최근 10년 새 40%가량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국산 중고차는 대당 평균 5320달러에 수출됐지만 2015년 4614달러, 2017년 3430달러, 2019년에는 2940달러까지 떨어졌다. 작년 평균가격도 대당 3000달러 내외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물량은 2012년 28만여 대에서 2019년 46만여 대로 급증했다. 올해 목표 수출 물량은 총 45만여 대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고전했던 중고차 수출은 올 1월부터 전년 대비 증가로 돌아섰다. 인천세관과 한국무역협회 자료 등에 따르면 올 1~5월 인천세관을 통해 총 20만423대의 중고차를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5237대에 비해 60% 이상 증가했다. 올 5월 수출 물량은 5만30대로 전년 동기(1만7243대) 대비 3배가량 급증했다. 하지만 대당 평균 수출 가격은 3200달러 정도에 머물렀다.
인천 중고차 수출업계에선 가격 경쟁력 추락 원인에 대해 일명 ‘장마당 판매 방식’의 한계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고차 집적단지의 현장 거래는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해외 바이어에게 가격 결정권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주요 해외 바이어들이 가격 담합을 하거나 국내 수출업체 간 출혈 경쟁을 유도해 거래가를 떨어뜨린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고차 수입 연식 제한이 없는 국가 위주로 노후 차량을 수출하는 것도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물량의 60%가량은 차량 연식 제한 없이 수출할 수 있는 캄보디아와 리비아 등이 차지하고 있다. 연식 제한이 없는 국가 위주로 수출시장을 확대하면 노후 차량 위주로 거래되면서 대당 평균 가격이 떨어진다. 이들 국가에서 연식 제한을 할 경우 수출 물량이 급감할 수도 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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