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대상보다 12년 늦은 2000년 포장김치 시장에 뛰어든 업계 후발주자다. 2007년 김치와 액젓 등을 판매하는 하선정종합식품을 인수한 뒤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이미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하선정 김치’ 대신 CJ제일제당 자체 브랜드인 ‘비비고 김치’를 선보이는 모험을 감행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만의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가 아니면 1위로 올라서기 어렵다고 판단해 비비고 김치를 새롭게 개발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로는 소포장 제품이 꼽힌다. CJ제일제당은 대용량 포장김치 일색이던 시장에 소용량 ‘단지 김치’를 선보였다. 김치 소비량이 많지 않은 1인가구를 고려해 내놓은 제품이다. 김치를 따로 썰어 그릇에 옮겨 담을 필요가 없어 편리한 데다 신선한 김치를 필요할 때마다 사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상은 2030 소비자를 다시 끌어오기 위해 신제품을 내놓는 등 B2C 시장 전략을 재정비했다. 최근 ‘핵매운 김치’와 ‘마늘듬뿍김치’ 등 매운맛 김치를 선보였다. 젊은 층 사이에서 김치 등 매운 음식 먹기에 도전하는 콘텐츠가 유튜브 등을 통해 유행한다는 점에 착안한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이 공격적인 할인 행사 등을 통해 대형마트 등 B2C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지만 대상은 위기감을 느낄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홈쇼핑 판매와 수출 등을 더한 전체 포장김치 시장에서 실질적인 점유율 격차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대상은 최근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미국 김치공장 가동도 앞두고 있다. 한국 식품기업이 미국에 김치공장을 세우는 것은 대상이 처음이다. 대상 관계자는 “과거 한인마트나 한인식당 등에서만 김치를 찾았다면 최근에는 김치를 먹는 현지인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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