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선수 처음 본다"…기보배 놀라게 한 'K고딩' 김제덕

입력 2021-07-26 18:07   수정 2021-07-26 18:49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전에 이어 남자 단체전까지 금메달을 획득한 김제덕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4년생으로 올해 17세인 김제덕은 경북일고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이다. 양궁 남녀혼성 결승전 진출 이후 "자력으로 군대에 면제됐다"며 '군필 K고딩'으로 불린 김제덕은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는 유쾌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전까지 차분한 양궁 선수들만 보아왔던 터라 해설을 맡았던 기보배 선수도 "이런 선수를 처음 본다"면서 귀엽다는 반응을 보였고, 각 방송사 캐스터들도 김제덕의 넘치는 에너지를 칭찬했다.


여기에 활을 쏠 때마다 10점에 명중 시키고, 선배들 선수들에게 바람 방향을 전하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전 국민의 '갓기'(갓+아기, 특별한 재능을 가진 어린 친구)로 등극했다.

김제덕은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13년 양궁을 시작했다. 김제덕을 지도해왔던 황효진 코치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학교에서 원리원칙도 많이 따지고, 친구들과 장난도 많이 쳐서 학교 선생님이 '양궁장에 가서 좀 침착하게 하는 것도 배우라'고 보냈는데, 1년 반 만에 전국대회 금메달을 휩쓸었다"고 전했다.


김제덕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6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이력도 있다. 당시 똘똘한 눈빛을 뽐내던 김제덕은 "중요한 건 멘탈"이라며 "활은 못 쏴도 정신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중국 고교생과 대결에서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까지 가는 접점 끝에 1점 차로 승리를 차지한 후에도 "긴장됐지만 선생님이 하라는대로 했다"며 "자신감있게 활을 마지막까지 밀어주는 게 좋았던 것 같다"며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이전과 달라진 김제덕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은 긴장감을 풀기 위한 행동이라는 게 황 코치의 설명이다. 황 코치는 "제덕이가 상대의 멘탈을 흔들려고 한 건 아니고, 긴장감을 좀 풀려고 '화이팅'을 하겠다고 했다"며 "대회 전 특별훈련 때부터 '파이팅' 소리를 치면서 스스로 긴장을 풀려 했는데,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그 긴장감을 겪는다는 게 좀 안쓰럽다"고 말했다.

'영재발굴단'에서는 김제덕이 할머니와 생활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황 코치는 김제덕이 어머니 없이 아픈 아버지를 돌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국 남자양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성장한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제덕이가 잘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면서 전했다.


김제덕이 보이는 것과 달리 지독한 '연습벌레'라는 것도 공개했다. 김제덕은 도쿄올림픽이 1년 늦춰지면서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팔 부상으로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중도 하차했다.

황 코치는 "제덕이가 완벽주의자에 가까워 자정까지 많게는 하루 1000발을 쏘며 본인 직성이 풀릴 때까지 훈련해 어깨 부상이 있었다"며 "남은 경기 잘 마무리하고,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목표를 이루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김제덕은 오는 31일 남자 양궁 개인전을 통해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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