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크래프톤이 흥행에 자신감을 보였다. 공모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저평가됐다는 투자자들도 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상장으로 조달한 공모자금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투자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크래프톤은 26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상장 이후 계획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지식재산권(IP)를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웹툰,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 여러가지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에는 배틀그라운드의 탄생 비화를 담은 다큐멘터리 ‘미스터리 언노운’과 마동석 주연의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공개했다. 이외에도 드라마 제작사 '히든시퀀스'에도 투자했다.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의 게임도 제작 중이다. 김창한 CEO는 "기존의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 선사함으로서 폅지 유니버스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콘텐츠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병규 의장은 "콘텐츠 분야에서 경험이 일천하지만 대신 크래프톤은 확장성을 가진 강력한 무기인 게임이 있다"며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지속성장 가능한 회사가 되기 위한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봐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크래프톤은 희망공모가격으로 40만~49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24조원이다. 국내 게임 대장주인 넥슨(21조6000억원), 엔씨소프트(18조2000억원)보다 높아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배동근 CFO는 "공모가 논란이 있지만 일부에서는 저평가됐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시장에 다양한 투자자들이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로드쇼 분위기에 대해선 "당연히 흥행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 중에 장기 투자자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컨텐츠와 엔터테인먼트, IT 기업 중에 전세계에서 크래프톤과 같은 역할을 할 수있는 회사가 과연 얼마나 되는가에 대한 관점으로 생각해보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 회사는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이번 상장으로 국내 IPO 역사상 최대인 5조6000억원을 상장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자금의 70%는 기업인수합병(M&A)에 사용하고 30%는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 공략에 투자할 계획이다.
신작 게임도 출시할 예정이다. 오는 8~9월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내년 여름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선보일 계획이다. 오픈월드 서바이벌 게임 ‘카우보이(프로젝트명)’ 등도 준비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27일까지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마무리하고 29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청약은 다음 달 2~3일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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