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올 2분기 매출 119억6000만달러, 순이익 11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0%, 순이익은 996.2% 급증했다.
테슬라는 2분기에 전기차 20만1250대를 납품해 102억1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에 세운 최다 기록(18만4800대)을 넘어섰다. 전기차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8.4%로 지난 1년 중 가장 높았다.
태양광발전과 에너지 저장장치 등 에너지 사업 부문 매출은 8억1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탄소배출권 매출은 3억5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탄소배출권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1분기까지만 해도 탄소배출권 매출을 제외하면 적자였는데 차량 판매 실적이 개선되면서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주당순이익(EPS)은 1.45달러로,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리피니티브의 예상치 0.98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에 테슬라 주가는 이날 2.21% 오른 657.62달러에 마감했다. 시간외거래에서도 1.02% 상승했다.
테슬라는 여전히 ‘서학개미’들의 최대 관심 종목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외화주식 보관금액 1위는 테슬라(87억달러)였다. 보관 규모 2위인 애플의 41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유럽연합의 ‘핏포55(Fit for 55)’ 등 글로벌 환경 정책이 강화되며 전기차 시장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오는 4분기 미국 텍사스와 독일 베를린에 신규 공장을 완공하고 모델Y를 생산할 계획이다. 김 연구원은 “테슬라는 부분적으로나마 직접 반도체를 설계하다 보니 공급 부족 문제에서 경쟁사에 비해 자유롭다”며 “하반기에 모델 S·X 등 프리미엄 라인이 출시되면 판매량이 늘고 마진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에 대해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도이체방크는 “테슬라의 4680 배터리셀 연구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배터리 기술이 고도화되며 전기차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바클레이즈는 “판매단가 인상으로 단기적인 이익은 개선됐으나 가격 인상 효과는 점차 소멸될 것”이라며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 목표주가 평균치는 658.27달러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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