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원숭이들이 패싸움을 벌여 도심의 교통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현지 외신 매체에 따르면 지난 25일 롭부리 시내의 한 교차로에서 두 원숭이 무리가 맞붙었다. 외신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서로를 노려보며 한참을 대치하던 원숭이 수백 마리는 차도를 점거했다. 이어 원숭이들이 괴성을 지르더니 패싸움이 시작됐다.
당시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경적을 울렸지만, 원숭이들은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싸움을 지속했다. 이에 교통은 마비됐고, 멈춰선 차량과 오토바이는 도로 위에서 꼼짝없이 원숭이들의 싸움이 끝나기를 기다려야 했다.
이를 본 한 시민은 "사원 근처 건물에 있다가 원숭이들의 괴성이 들었다. 원숭이들은 도로를 점거한 채 싸움을 시작했다. 그 숫자가 어마어마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도로에 있었던 한 운전자는 "원숭이들은 이제 더는 사람 말을 듣지 않는다. 싸움을 막기 위해 급히 핸들을 꺾었지만, 소용없었다. 경적을 울려도 신경 쓰지 않더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싸움이 끝난 후 다친 원숭이들이 도로에 널브러져 있었다. 여러 원숭이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원숭이들이 차량을 공격하거나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았다는 게 외신의 전언이다.
때아닌 원숭이들의 패싸움은 지난해 3월 한 차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원숭이들은 도로에서 패싸움을 벌이면서 교통이 마비됐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패싸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숭이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롭부리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먹이를 구할 곳이 없어지자 원숭이들이 구역 다툼을 벌인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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