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닭을 키우는 게임이라고 생각해볼게요. 우리의 목표는 몸집이 빨리 불어날 닭을 고르는겁니다. 그런데 어떤 닭은 알을 낳고, 어떤 닭은 알을 낳지 못하네요? 이 달걀을 팔아서 현금을 손에 쥘 수도 있고, 아니면 닭 한 마리를 더 살 수도 있겠죠. 많은분들이 눈치채셨겠지만 여기서 달걀은 배당, 달걀을 낳는 닭은 배당주입니다. 주식에 투자하면서도 꾸준한 현금흐름도 만들 수 있는 배당주 투자. 오늘은 ETF로 배당주에 투자하는 법을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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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도 배당주는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예상과 달리 주가가 떨어지거나 시장이 출렁일 때 버틸 수 있는 ‘안전마진’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한 기업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해 매수했다고 가정해볼까요.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재평가 받는 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혹은 내가 기업의 가치를 실제보다 과대평가했을 수도 있지요. 이렇게 예상이 엇나갈 때라도 배당이 있으면 최소한의 수익을 쌓으면서 주가 상승시기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혹은 배당을 받아 주식에 재투자하면서 주식 수를 늘려나갈 수도 있죠.
배당주는 급락장에서 주가 회복력이 강하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시장이 흔들리면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많이 빠졌다고 가정합시다. 주식의 배당수익률은 주가가 떨어질수록 높아집니다. 주식의 배당수익률은 주당배당금을 주식 가격으로 나눈 값입니다. 기업이 나눠줄 것으로 예상되는 배당금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주가가 떨어졌으니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은 올라가는 거죠. 이렇게 올라간 배당수익률을 보고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배당주 주가는 다른 주식에 비해 빠르게 회복하게됩니다. 그만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아 주가의 변동성이 적어집니다. 주가가 크게 출렁이지 않으니 마음 편히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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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소득 외에 현금이 필요한 직장인이나 은퇴자라면 배당으로 현금이 들어온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부동산 투자에서 월세를 받듯이 주식에서도 배당주에 투자하면 비슷하게 현금을 받아 쓸 수 있다는거죠.
배당을 꾸준히 준다는 사실 자체가 우량한 기업이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배당은 기업이 돈을 벌어야 줄 수 있습니다. 높은 배당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꾸준히 돈을 벌어들이는 우량 기업이라는 뜻이겠지요. 이런 이유 때문에 배당은 주식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요건(팩터)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워런 버핏은 주식 투자에서 배당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정작 그가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배당을 하지 않습니다. 배당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 보다 투자를 하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런 믿음 때문에 주주들도 버크셔 해서웨이에 배당을 달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바꿔말하면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은 돈은 따박따박 벌어오지만 성장성은 크지 않은 기업일 가능성도 있겠죠.
현재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 고배당주 ETF는 6개정도로 추릴 수 있습니다. ETF마다 추종하는 지수는 각기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현재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구성종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고배당 ETF들이 주당 투자 비중을 비슷하게 투자하는 것에 비해 KBSTAR 고배당은 삼성전자에 25%가량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ETF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투자 전 상품을 고를 때 구성종목을 살펴보는 게 꼭 필요합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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