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부총리가 가장 자주 언급하는 근거는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아파트값 급락 사례다. 집값 상승이 과도하다는 요지의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보고서도 자주 인용한다. 집값 하락을 경고하기 위해 각종 근거를 끌어오다 보니 여러 오류도 나타난다. 28일 담화문에서는 외환위기에 따른 집값 하락이 18.2%, 금융위기에 따른 하락은 9.0%라고 밝혔다. 하지만 5월 24일엔 각각 12.4%와 11.2%로 언급했다.
홍 부총리가 이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배경으론 실기(失期)가 우선 꼽힌다. 문재인 정부가 초반에 공급대책을 충실히 내놨어야 하는데 시기를 놓치다 보니 지금은 집값을 지켜보고 고점이라고 주장하는 것 외엔 별로 할 일이 없다는 진단이다. 내년이 대선이어서 이제 대대적 정책 수정을 하기에도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 정부가 후반에 공급대책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홍 부총리에 대한 동정론도 나온다. 부동산 실정(失政)은 사실상 청와대의 고집과 오판 때문인데 경제 수장이어서 할 수 없이 책임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제 수장의 잦은 집값 하락 주장이 정책 신뢰성을 더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경목/김익환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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