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하던 옛 연인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백광석(48)이 피해자가 평소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된 백 씨는 피해자 A(16)군이 자신에게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 백 씨는 이별을 통보한 A 군 어머니에 대해 앙심을 품은 상황에서 갈등을 겪어온 A 군을 범행 대상으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씨는 평소 A 군 어머니에게 "소중한 것을 빼앗겠다"라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백 씨와 A 군과는 문제가 없었는데 왜 살해했냐고 추궁했다. 백 씨는 경찰 조사에서 "A 군이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지 않고 '당신'이라 부르는 등 평소에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8일 오후 3시께 제주시 조천읍 소재 한 주택 2층 다락방에서 혼자 집을 지키던 옛 동거녀의 아들 A(16)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백광석과 공범 김시남이 들어간 3시16분부터 41분 사이 A 군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군은 1차 부검 결과 목이 졸려 질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신상공개가 결정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전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취재진 앞에 섰다. 두 사람은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재진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백광석은 살인 혐의와 별도로 가정폭력과 가스방출, 임시조치 위반,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는다. 그는 과거에도 연인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범죄를 저질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범죄로 처벌을 받는 등 10범의 전과가 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