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은행권이 '고위험지대'로 꼽히는 콜센터 상담 직원의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권에서만 인원이 약 7000명에 달하는 콜센터는 대표적으로 집단 감염의 위험이 높은 사업장으로 꼽힌다. 은행들은 콜센터 종사자를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이르면 다음 달까지 백신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은 이달부터 콜센터 직원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5대 은행은 서울, 대전, 광주, 천안, 인천 등에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은행이 운영하는 콜센터 14곳에서 일하는 직원만 4000여명에 이른다.
앞서 서울·경기도·대전시·부산시·광주시 등 지자체는 콜센터 종사자를 '코로나19 지자체 자율접종 계획' 대상자에 넣고 백신 접종 신청을 받았다. 대규모 콜센터를 운영하는 은행들도 일찌감치 신청을 마쳐, 서울 소재 사업장의 경우 지난 13일부터 직원들이 순차적으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2차 접종까지 끝내면 기접종자나 기저 질환으로 접종이 어려운 사람을 제외해도 콜센터별로 전체 직원의 85~90%가 접종을 완료하게 된다. 서울과 대구, 광주에 콜센터 3곳을 운영 중인 농협은행의 경우 전체 직원 832명 가운데 60%가 넘는 525명이 지자체 자율 접종을 신청했다. 이미 접종을 했거나 50대 이상 순차접종 대상인 직원들까지 합치면 전체의 86%가 접종을 마치게 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집단면역 접종률 기준인 70%를 넘어 단체 면역 체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콜센터는 상대적으로 밀집도가 높은 공간에서 직원들이 상담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비말 감염에 취약한 편이다. 특히 금융사 콜센터는 개인정보 조회가 필요한 업무가 많아 재택 근무도 여의치 않다.
은행들은 인력 이원화, 출퇴근 시간 분산 등으로 방역 강화에 힘써왔지만 직원들의 불안은 여전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수도권 첫 집단 확진 사례가 한 보험사의 서울 소재 콜센터에서 발생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근무 환경 특성상 직원들의 아무리 예방에 만전을 기해도 직원들의 불안이 컸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예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콜센터 직원들에게는 상당한 심적 위안"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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