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기술 역전' 지적에…삼성 "단수보다 효율성 중요"

입력 2021-07-29 14:01   수정 2021-07-29 20:16


삼성전자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경쟁력 저하 우려에 대해 "문제 없다"고 일축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담당 부사장은 29일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삼성은 싱글스택 방식으로 128단을 올리며 업계 최고의 에칭(식각) 기술을 확보했고, 지금은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쌓아 올릴 것인지 시점과 방법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해 176단 낸드를 업계 최초로 출시하면서 '삼성전자보다 메모리 기술이 더 앞선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한 발언이다. 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 즉 용량 확대가 곧 기술력인데 단수가 높을수록 저장 용량이 늘어난다.

마이크론의 176단 낸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8단보다 적층이 많다. 마이크론의 발표 이후 SK하이닉스도 뒤이어 176단 낸드 양산 소식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176단 낸드 제품을 출시한다.

여기에 마이크론은 지난달에도 1α나노미터(㎚·1㎚는 10억분의1m) LPDDR4x D램의 대량 양산 소식을 발표하면서 이미 AMD 등에 1α나노 D램을 공급 중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1α나노 D램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14나노 D램에 해당한다. 14나노 D램을 대량 양산하는 건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다.

한 부사장은 "이제는 단수에만 집중하기보다 그렇게 쌓은 높이가 효율성 측면이나 원가 측면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 것인지가 삼성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 DDR5 등 D램 원가경쟁력에 대해서도 "D램이 세대가 거듭되고 공정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원가 절감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게사실"이라며 "다만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차적으로 적용된 기술을 무조건 적용하는 게 아니라 효율성 측면을 면밀히 검토해 최종적으로 채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선보일 14나노 기반의 DDR5 제품은 극자외선(EUV)을 적용해 전체 공정이 감소하면서 원가를 줄이는 구조"라며 "DDR5는 14나노부터 가격 경쟁력이 확보될 것이며 내년부터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낸드의 경우 2022년까지 176단 6·7세대가 중심이 될 것이고 이후 10년 뒤까지 기술 로드맵이 짜여져 있다"며 "더블스택에서 절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기대되는 200단 이상 8세대 V낸드는 동작 칩을 이미 확보해서 라인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파운드리 부문에서 평택 S5 라인의 공급을 확대하고, 차세대 선단공정의 양산에 들어가 세계 1위 TSMC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한승훈 파운드리 사업부 전무는 "올 하반기에 5나노 2세대와 4나노 1세대 제품의 본격 양산에 들어가 선단공정 칩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중장기 투자를 지속적으로 고려해 가격 전략을 수립하고 고객 응용처도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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