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에 세계 1위 꺾었는데…TV 중계 외면당한 허광희 8강행

입력 2021-07-29 13:42   수정 2021-08-12 00:01


세계 랭킹 38위가 1위를 꺾는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 배드민턴 남자 단식 허광희(26·삼성생명)가 도쿄올림픽에서 세계 최강자인 일본의 모모타 겐토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는 '기적'을 만들어낸 것. 그러나 지상파 3사 모두 TV 생중계를 하지 않아 네티즌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허광희는 지난 28일 일본 도쿄의 무가시노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단식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모모타 겐토를 2-0으로 완파했다.

개회식에서 오륜기를 들고 입장한 일본의 간판 스포츠 스타 모모타는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로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그의 패배는 일본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모모타 본인 또한 경기를 마친 후 주저 앉아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니칸스포츠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모모타는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허광희의 승리는 그야말로 대이변이었다. 1번 시드 자리인 A조는 1위를 차지하면 16강이 아닌 8강으로 직행한다. 세계랭킹 38위인 허광희는 생애 첫 올림픽 경기인 지난 26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미국의 티머시 람을 꺾은 데 이어 모모타까지 제압하면서 A조 1위를 차지하며 곧바로 8강으로 향했다.




이후 온라인 상에서는 훌륭한 경기를 펼친 허광희를 향한 응원이 쏟아졌다. 동시에 우리나라 지상파 3사 모두 해당 경기를 TV로 생중계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지적도 일었다.

네티즌들은 한일전이었고, 세계 랭킹 1위와 맞붙은 상황이었음에도 방송사들이 TV생중계를 편성하지 않아 중계 없이 온라인 라이브로 경기 진행 상황만을 보여주는 MBC, KBS 온에어 등을 찾아다녀야했다며 질타하고 있다.

허광희의 경기는 이날 오후 8시에 진행됐다. 각 사 편성표에 따르면 KBS는 오후 7시 20분부터 양궁 남녀 개인 32강, 체조 남자 개인종합 결승, 수영 예선 남자 배영 200m, 여자 계영 4x200m 등을 편성했다. MBC는 축구, 양궁, 유도, 펜싱, 수영을 중계했으며, SBS는 축구, 펜싱, 유도, 수영을 생중계하다 오후 8시 40분부터 'SBS 8뉴스'를 진행했다.

한편, 모모타를 꺾은 허광희는 8강 준비에 돌입했다. 2경기만 더 이기면 결승에 오른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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