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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대장지구 입주가 시작되면서 전세 매물이 배로 늘고 호가도 5000만~1억원씩 떨어졌습니다.”(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공인 대표)
30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일대 중개업소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전셋집을 찾는 문의가 빗발쳤지만 최근 들어선 뚝 끊겼다.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에 있는 삼평동은 분당구 대장동 판교대장지구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올해 3000가구가량의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대장지구가 분당구 일대 전세 수요를 흡수하면서 품귀 현상을 빚던 매물이 늘고 호가도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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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새 아파트 공급 덕분에 전국적인 전세 대란에도 분당 전셋값은 올 들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2.05%(월간 기준)까지 치솟았던 분당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 4월 -0.13%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후 5월 -0.07%, 6월 -0.14%를 기록하는 등 줄곧 하락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난의 유일한 해법은 대규모 주택 공급이라는 것을 분당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매물이 늘면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수요·공급 법칙’을 재확인해준 사례”라며 “수요를 억제하기보다 아파트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매물 증가→매매가 하락→전셋값 하락’이란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전세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정부는 지난 12일 ‘전세시장 안정화’를 이유로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의 ‘2년 실거주 의무’ 규제를 전면 백지화했다. 하지만 전셋값 상승세를 꺾으려면 1주택자 실거주 요건이나 ‘임대차 3법’ 등 전·월세 시장을 왜곡하는 규제도 하루빨리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에게 거액의 양도세를 물린 탓에 전셋집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단기간에 새 아파트 공급을 늘릴 수 없다면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규제라도 먼저 풀어야 전세난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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