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자유 침해"…마스크 착용 지침에 뿔난 美 학부모

입력 2021-07-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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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고 싶지 않습니다.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마스크 재착용 지침이 내려진 후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마스크 착용 권고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격화되고 있다. 한 학부모의 자녀는 WP와의 인터뷰에서 '호흡이 어려워진다'는 이유로 CDC 권고에 반발했다. 심지어 마스크 반대론자들은 저항의 의미로 마스크를 불태우기도 했다.

마스크 착용 지침을 결사반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더그 듀시 아리조나 주지사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 부모들이 결정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게까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것은 백신이 효과가 없다는 잘못된 믿음을 심어준다"고 했다.

학생들의 정신적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학부모들은 마스크가 자녀들에게 '트라우마'가 될 것이며 학습에도 방해가 된다고 주장했다.

마스크 착용 문제가 정치적 논쟁으로 변질된 측면도 있다.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는 목소리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듀시 아리조나 주지사는 "마스크 착용 지침은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맞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마스크 착용 거부 움직임을 비판하는 내부 목소리도 있다. 보수층의 지지를 받기 위해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공중 보건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비판이다. 한 학부모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는 효과가 있고 아이들은 마스크를 잘 쓴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이 허락된다면 우리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주로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곳에서 나온다. 텍사스, 아리조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이 대표적이다. WP에 따르면 텍사스는 학교 지도자들이 CDC 요구에 따라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주문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했다.

아리조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학교가 '마스크 착용 금지령'을 어길 경우 주정부의 지원금을 삭감하겠다고 경고했다. CDC에 따르면 코로나19 전염률이 높은 지역은 미국 전체 카운티의 63%를 차지하는데 텍사스, 플로리다 등이 여기에 속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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