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을 나치 독일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한 포스터에 대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2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바르주 툴롱에는 최근 마크롱 대통령에 히틀러를 합성한 이미지의 대형 광고판이 공개됐다. 광고판 안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히틀러 특유의 콧수염을 달고 나치 제복을 입고 있다.
오른쪽에는 그의 소속 정당인 앙마르슈의 약자 LREM이 나치 문양처럼 배치돼 있다. 아울러 "복종하라. 백신을 맞으라"라는 글귀도 포함돼 있다.
이 광고는 마크롱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을 비판하는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국 내 델타 변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입장 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해당 조치를 개인의 자유 침해로 받아들인 일부 프랑스인들은 지난 주말에 거리로 나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해당 포스터가 논란이 되자 마크롱 대통령 측 법률 대리인들은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판을 제작한 미셸 앙주 플로리는 지역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경찰에 소환됐음을 밝혔다. 그는 "엘리제궁(대통령궁)이 불만이 있다는 걸 알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플로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2015년 프랑스 풍자 전문지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희화화 사건을 언급하며 "마크롱의 나라에서 예언자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건 풍자고, 마크롱을 독재자라고 조롱하는 건 신성모독이냐"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