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간 ‘빅3’의 동선을 보면 각 캠프의 의중이 드러난다. 윤 전 총장은 ‘여의도 정치’ 적응과 국민의힘 당내 세력 확대를 위해 ‘회동 정치’에 주력했다. 이 지사는 언론과 소통을 강화하면서 ‘경제계 구애’ 행보를 이어갔고, 이 전 대표는 지방 민심을 듣는다는 명분 아래 텃밭인 ‘호남 집중’ 전략을 구사했다.
대중과 교감하기 위한 지방 순회 및 경제 관련 일정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및 경제 정책 실패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윤 전 총장의 민생 투어 ‘윤석열이 듣습니다’는 첫 일정인 ‘탈원전’ 이후 ‘혁신창업에 도전한 스타트업과 함께’,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 본부장 면담’, ‘부동산 중개업자 면담’까지 대부분 부동산·경제 분야에 집중했다. 지난달 11일 부동산 중개업자 면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과 싸울 뿐”이라며 “정부 의지만 있다면 주거 안정과 집값 잡기는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찾아 “중소기업 동반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달라”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디지털 대전환에 대비해가는 핵심적인 기업으로 계속 성장하길 기대하고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1일 부산 북항 방문에서는 “부산 북항 재개발을 중앙정부가 더 과감하게 지원해 글로벌 신해양산업의 중심지로 재탄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 일정은 이 지사 캠프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꼽고 있는 영남과 호남에 집중했다. 6월 29일 이후 이 지사는 호남을 세 차례, 영남을 두 차례 찾았다. 영남은 이 지사의 고향(경북 안동)이고, 호남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다. 지난달 30일 대구를 찾아 “한국 저항정신의 본산지 경북 출신인 게 자랑스럽다”고 말한 이 지사는 지난 1일 전북도청 기자간담회에선 “호남이 없으면 민주당도 없다”고 치켜세웠다.
호남은 민주당 권리당원의 약 30%가 몰려 있는 지역으로, 이 전 대표의 고향(전남 영광)이기도 하다. 그는 다섯 번의 국회의원 임기 가운데 네 번을 전남 지역구 의원으로 보낸 뒤 전남지사에 당선됐다. 민주당 경선에서 이 지사를 추격하는 입장임을 고려하면 ‘안방’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평가다.
한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자신도 호남 일정에 많은 공을 들였고, 부인 김숙희 여사는 아예 6월 이후로 호남 지역에 상주하면서 봉사활동과 민심 행보를 하고 있다”며 “10월 본경선 전 호남을 견인차로 한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범진/이동훈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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