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플러스, 걱정말라"지만…국내 첫 확진자 2명 모두 '돌파감염'

입력 2021-08-03 17:30   수정 2021-08-11 15:53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이끌고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하고 백신 회피 능력도 센 것으로 알려진 ‘델타 플러스’ 변이가 국내에 상륙했다. 방역당국은 “델타 변이와 비슷한 만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지만, 국내 확진자 2명 모두 백신을 맞고도 걸린 데다 감염 경로도 오리무중이어서 코로나19 확산세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중 2명이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다. 두 사람 모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마친 후 14일이 지난 시점에 확진됐다. 이른바 ‘돌파 감염’인 셈이다.

1명(델타 플러스 AY2 유형)은 최근 해외여행을 하지 않은 40대 남성이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지 두 달이 지난 7월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함께 거주하는 아들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검체가 변이 감염 여부를 분석하기에 적절치 않아 델타 플러스 감염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다른 한 명(AY3 유형)은 미국 여행 전 국내에서 AZ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7월 23일 입국 이후 확진됐다.

델타 플러스는 지난 6월 말 “마스크 없이 감염자 옆을 지나가기만 해도 걸릴 수 있다”(란딥 굴레리아 인도의학연구소장)는 인도발(發) 뉴스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바로 그 바이러스다. 미국 등 20개국에서 발생했지만 아직 정확한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델타 변이의 강한 전파력과 베타·감마 변이의 백신 회피 능력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최강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부른다.

델타 플러스는 델타 변이처럼 스파이크 단백질에 2개의 돌연변이를 안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뾰족하게 생긴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사람 세포에 침투하는데, 여기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전파력이 세진다. 델타 플러스는 이에 더해 베타 변이와 감마 변이에 있는 ‘K417N’ 돌연변이도 장착했다. 이 돌연변이는 백신을 접종하면 생기는 중화항체의 공격을 피하도록 만들어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델타 변이 진원지인 인도의 코로나19 컨소시엄 ‘인사코그’는 이런 점을 들어 백신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방역당국은 기존 델타 변이와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델타 플러스의 백신 회피 능력(중화능 감소율)은 비(非)변이 바이러스의 2.7~5.4배로 델타와 비슷하다”며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도 이런 점을 감안해 델타 플러스를 델타 변이로 같이 묶어 관리한다”고 했다.

문제는 델타 플러스의 전파력이 델타를 능가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감염 경로마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4차 대유행’의 판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첫 감염자가 나온 지 1주일 이상 지났다는 점에서 이미 지역 전파가 시작됐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국 국무부는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점을 감안해 이날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1단계(일반적 사전주의)에서 2단계(강화된 주의)로 올렸다.

오상헌/김우섭/최지원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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