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증시에서 스포츠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 중이다. 중국 정부가 전국 체육산업의 규모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게임 관련주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와 상반돼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4일 중국 상해증시에서 중체산업그룹의 주가는 9.98% 오른 12.010위안에 장을 마쳤다. 중체산업그룹은 중국 국무원 산하 스포츠 행정과 사업을 전담하는 곳이다. 스포츠 영양제 등 건강식품을 파는 심천증시의 서왕식품은 같은날 7.83% 오른 5.51위안에 장을 마감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운동용품 업체 이녕과 스포츠의류업체 안타스포츠도 각각 5.65%, 4.66% 오르고 있다.
전날 밤 중국 국무원이 '전인민 휘트니스 계획'을 발표한 게 영향을 미쳤다. 해당 안에 따르면 국무원은 2025년까지 전국 체육산업의 규모를 5조위안(약 900조원) 수준까지 키울 예정이다. 상시 휘트니스 참여인구 비율도 38.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주거지역의 15분 내 거리에 공공 피트니스 시설을 확충하겠다고도 발표했다.
시장에선 이번 계획이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하고 있는 일련의 정책들과 궤를 같이한다고 본다. 전날 중국정부가 게임 산업이 '정신적 아편'에 해당한다며 비판했었던 탓이다. 전날 홍콩증시에서 텐센트는 6.11% 하락한 446홍콩달러에 마감하며 2월 고점 대비 42.5%나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외스포츠를 장려하는 것에 대해 시장은 '실내에서 게임하며 시간을 보낼 게 아니라 밖에 나가서 운동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관련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당 계획으로 중국의 사회체육인구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 피트니스 시장, 보조제, 실내운동 관련 용품 등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