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이 국내 일간지 최초로 제작한 이 NFT에는 ‘기업가 이건희’의 경영 철학과 ‘개인 이건희’의 인생 궤적을 촘촘하게 정리한 콘텐츠가 가득 담겨 있다. 언론 인터뷰를 한 적이 거의 없는 이 회장이 취임 5년 후와 15년 후 한경과 했던 단독 인터뷰도 볼 수 있다.
NFT 발행·경매 플랫폼 메타파이는 5일 한경이 제작한 ‘이건희의 발자취 by 한국경제’의 경매를 시작했다. 11일 오후 2시까지 누구나 응찰할 수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고유값을 부여한 디지털 자산을 말한다. 원본의 진위를 투명하게 입증할 수 있고, 암호화폐처럼 자유롭게 거래 및 재판매도 가능하다. 쉽게 말해 ‘진품 보증서’를 붙인 디지털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속성 때문에 올 들어 그림, 영상, 음악 등의 분야에서 각광받기 시작했고 이색 투자처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의 기업가 정신과 입지전적 업적을 기리는 취지로 기획된 이 NFT에는 여러 콘텐츠가 들어 있다. 이 회장 타계 특집 지면(2020년 10월 26일자)에서는 이건희의 삶과 인생, 경영자로서 남긴 업적을 촘촘하게 정리했다. 오랫동안 삼성을 출입한 기자들이 정리한 ‘이건희 경영학’ 시리즈도 볼 수 있다. 그가 취임한 이후 삼성의 연대기, 세계 1위 품목, 기업 실적 등을 압축한 초대형 인포그래픽은 하나의 예술 작품에 견줄 만한 소장 가치를 자랑한다.
인터넷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고 한경 데이터베이스(DB)에만 남아 있는 이 회장의 생전 인터뷰도 주목할 만한 콘텐츠다. 1992년과 2002년 이 회장의 한경 단독 인터뷰에는 “사업가는 뛸 때까지 뛰어야” “국적 관계없이 인재 유치” “1등 기업 10개가 한국 먹여살린다” 등의 제목이 붙어 있다. 그가 경영자로서 무엇을 고민했으며 삼성을 어떻게 변화시키고자 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NFT에 담긴 전체 기사 내용은 최종 낙찰자에게 파일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경매에 참여하려면 메타파이 홈페이지(metapie.io)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뒤 첫 화면에 떠 있는 ‘이건희의 발자취 by 한국경제’ 작품을 선택하면 된다. ‘메타디움’이라는 암호화폐를 활용해 응찰하고, 더 높은 금액을 부르는 사람이 나타나면 이 금액은 바로 반환된다. 모든 경매 과정이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모두에게 공개된다. 입찰 시작가는 1만메타디움(약 135만원)이며 경매 시작 3시간 만에 5건의 응찰이 이뤄졌다.
올해 창간 57년째를 맞은 한국경제신문은 국내 대표 기업인의 희귀 자료를 NFT로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열정과 도전으로 상징되는 기업가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라는 생각에서다. 한국경제신문사는 NFT 경매 수익금을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획기사 발굴 등 의미있는 곳에 쓸 예정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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