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CEO들 "한국선 'OINK' 조심"

입력 2021-08-05 17:46   수정 2021-08-12 17:08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지적했다.

신문은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이사회 의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지지 기반으로 둔 문재인 정부가 통과시킨 중대재해처벌법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쿠팡은 지난달 17일 경기 이천의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5시간 만에 보도자료를 내고 김 의장이 한국 쿠팡의 모든 공식 지위에서 사임하고 미국 쿠팡Inc의 CEO로서 해외 사업에 전념한다고 밝혔다.

일부 소비자는 김 의장 사임이 화재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쿠팡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쿠팡은 김 의장의 등기이사 사임 시점이 5월 31일이라고 해명했다.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산업재해로 근로자의 사망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창업자가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경제계가 “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며 반발했지만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했다. 종업원의 과로사가 잇따른 쿠팡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1순위로 거론된다.

김 의장이 지난 3월 뉴욕증시에 쿠팡을 상장시킬 때 이미 사임을 예고했다는 분석도 있다. 쿠팡은 당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제출한 상장 신청서를 통해 “한국에서는 경영 간부가 구속돼 형사책임을 지는 등의 특수한 리스크가 있다”고 사업 위험을 설명했다. 미국 국무부의 투자환경보고서도 한국의 노동 관련 법 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신문은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CEO들이 주고받는 ‘OINK’라는 은어도 소개했다. ‘온리 인 코리아(only in Korea)’의 줄임말로 한국에만 존재하는 사업 위험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기업 총수와 경영자가 구속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은 한국의 사법제도를 비판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된다고 전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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