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이어 미국까지…빨라진 전기차 성장속도에 K-배터리 '호재'

입력 2021-08-06 15:52   수정 2021-08-20 00:02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자동차 연비규제 강화와 2030년 전기차 판매 비중 확대에 나서면서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의 수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이은 연속 호재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업체의 주 무대가 된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수요 증가세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5일(현지시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이 친환경차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을 놓고 관련 수혜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정부가 유명무실화한 자동차 연비규제를 부활시켰다. 신규 판매 차량의 평균 연비를 2020년 약 17km/l에서 2026년 22.1km/l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동시에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비중을 50%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매년 전기차 판매가 평균 40% 이상씩 늘어야 달성 가능한 수준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하원 모두 전기차 보조금을 늘리는 데 긍정적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2022년 미국의 전기차 판매는 유럽과 중국을 웃도는 45%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CATL을 비롯한 배터리 밸류체인은 중국의 내수시장과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인정받아왔다. 중국 CATL의 시가총액이 220조원을 넘기는 동안 국내 배터리 3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130조원이 되지 못했던 이유다. 핵심소재인 분리막만 보더라도 중국의 창신신소재 시총이 45조원이지만, 시장점유율에서 밀리지 않는 한국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시총은 15조원에 불과했다.

이번 미국 발표가 중국과 한국 배터리 업체간 밸류에이션을 축소할 이벤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제네럴모터스, 포드 등과 배터리 합작공장을 만드는 등 주 무대로 삼고 있다. 유럽 자동차 업체도 미국에 전기차 공장 건설을 해야 한다. 국내 배터리 관련주들의 미국 진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환경이다. 한병화 연구원은 "솔루스첨단소재·에코프로비엠·DI동일·신흥에스이씨·후성·천보·일진머티리얼즈·상아프론테크 등이 관련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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