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과 팔씨름 할거냐"…투포환 선수에 황당 질문한 기자

입력 2021-08-06 18:40   수정 2021-08-06 19:22

중국 관영방송사의 한 기자가 도쿄올림픽 여자 투포환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낸 선수에 성차별적 질문들을 던져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BBC는 중국 CCTV 소속 여기자 루유가 포환던지기 챔피언 공리쟈오와 인터뷰 과정에서 "남자다운 여자" 등 고정된 성역할을 강요하거나 수치심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해,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가 정리한 인터뷰 당시 질답 내용은 이렇다. 류우 기자는 공리쟈오 선수에게 "(경기를 보며) 문득 '남자다운 여자'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운을 뗐다. 이에 공리쟈오는 "겉은 남자 같을지 몰라도 속은 여자에 가깝다"고 답했다.

이어 기자는 "여자로서의 삶에 대한 계획은 있나"고 물었다. 이 같은 질문에 당황한 공리쟈오는 "여자로서의 삶?"이라며 되물었다.

기자는 남자친구가 있는지, 남자친구가 생긴다면 팔씨름을 할 것인지 등 무례한 질문을 이어갔다. 공리쟈오는 멋쩍어하며 "난 팔씨름을 하지 않는다. 조신한 편이다"고 대답했다.

경솔한 발언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자리에 있던 또 다른 기자가 "그간 포환투를 하는 남자다운 여자였다면, 이제부터는 자기자신으로의 삶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나"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현지 네티즌들은 "성차별적이고 편협한 인터뷰였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 리뷰사이트 도우반의 한 유저는 "공리쟈오는 올림픽 금메달을 땄지만 전통적 성역할에 빠져 있는 일부 기자들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고 비꼬았다.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결혼과 외모만이 여성에 대해 나눌 수 있는 주제인가. 목표나 성취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없겠나"라고 지적했다. 공리쟈오는 이 글에 "완전히 내 기분이 이랬다. 고맙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와 관련 BBC는 "중국 관영 언론 인터뷰가 쏘아올린 논쟁은 '여성'을 붙어다니는 '결혼' 문제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며 "사람들이 중국 여성에 대한 뿌리깊은 기대, 여성다움에 대한 시대착오적 발상 등에 이의를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고 짚었다.

신민경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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