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최대 음식배달업체 메이퇀에 독점 규정 위반을 이유로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 메이퇀이 시장 지배적인 지위를 이용해 상인들과 경쟁 기업에 피해를 준 것에 대한 벌금을 부과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몇 주 안에 관련 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퇀은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진 광둥성 지역 외식업계에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다른 플랫폼에 등록할 경우 벌칙 수수료를 부과하는 독점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중국 시장감독총국의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다.
메이퇀의 이런 행위는 양자택일을 뜻하는 ‘얼쉬안이(二選一)’라고 불리며 비판받았다. WSJ는 메이퇀의 이런 관행이 소규모 상인 등에게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메이퇀은 시가총액이 1700억달러(약 194조원) 수준으로 텐센트,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에서 세 번째로 가치가 있는 정보기술(IT) 상장 기업이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메이퇀은 수백만 개의 식당과 관련 업종 상인을 위한 온라인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음식배달과 관련 서비스, 호텔 예약, 식료품 판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 시장감독총국은 지난 4월 독점 행위를 한 알리바바에 28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는 알리바바의 중국 내 연간 매출의 4%에 해당하는 액수다.
메이퇀은 독점 행위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플랫폼 이용 상인들에 대한 수수료를 낮추고, 독점 약정 규정을 폐지하는 등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 정부가 잇따라 ‘빅테크 때리기’에 나서면서 알리바바, 텐센트, 메이퇀 등 중국 대형 IT 기업 주가는 연일 타격을 받고 있다.
2018년 홍콩에 상장한 메이퇀은 올 2월 시가총액이 3400억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규제 여파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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