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롯데를 완전히 버렸다.” 롯데백화점이 다음달 경기 의왕에 문을 여는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사진)에 대한 평가다. 타임빌라스는 매장을 빼곡히 채워 공간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롯데의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 유통업계의 화두인 ‘머물고 싶은 공간’을 설계하는 데 집중했다. “변해야 산다”는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유통업계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른 ‘자연’을 점포 안에 넣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점포가 통째로 자연 속으로 들어간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파격적인 공간은 점포 뒤편의 유리온실마을 글라스빌이다. 바라산과 맞닿은 대형 잔디광장에 통유리로 된 집 모양의 글라스하우스가 흩어져 있다. 이곳엔 펫케어시설 코코스퀘어, 침대업체 시몬스 등 10여 개 브랜드의 개별 매장이 들어선다. 브랜드 매장을 3~4층 높이의 건물에 몰아넣은 한국형 아울렛이 아니라 하우스 형태의 유럽 아울렛과 비슷한 설계다.
매장을 촘촘하게 배치해 공간 효용성을 극대화하던 롯데의 전통 공식은 버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글라스빌의 건축 비용이 일반 매장보다 네 배 높지만 활용 면적은 절반도 안 된다”며 “공간을 통해 소비자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리는 유통업계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우리도 변해야 한다”는 강 부회장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외부 의견을 적극 들어야 한다”는 지시였다. 서울 강남점 등 대형 점포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신세계, 더현대서울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현대백화점을 보며 롯데 내부에서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울렛 경험이 없는 20·30대 젊은 사원들을 모아 팀을 구성하는 등 기존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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