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카카오뱅크의 개인 신용 1∼2등급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는 연 3.62%였다. 국민은행(연 3.30%), 우리은행(연 3.27%), 하나은행(연 3.14%), 신한은행(연 2.94%), 농협은행(연 2.86%) 등 5대 은행보다 높았다. 고신용자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가 가장 낮은 농협은행과의 금리차는 0.76%포인트에 달했다. 또다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지난 6월 취급한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1~2등급 대상)도 연 3.16%로 카카오뱅크 보다 0.46%포인트 낮았다. 모든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한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도 평균치도 카카오뱅크(연 3.67%)가 은행 7곳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만 해도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는 다른 은행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1~2등급 대상 금리는 연 3.04%로 5대 은행과 5대 은행(연 2.71∼3.06%)의 중간 정도이자, 케이뱅크(연 3.18%)보단 낮은 수준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들어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를 가파르게 올렸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다른 은행들이 0.1%포인트 전후로 금리를 높일 동안 카카오뱅크는 0.36%포인트를 높였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을 대상으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을 늘리라고 주문하면서 카카오뱅크가 고신용자 대출을 억제하는 목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영끌 대출’이 일어난 이후 시중은행에 고신용자 대출을 줄이라고 압박했고, 올초부터는 인터넷전문은행들에도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고신용자 대출만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점차 커지자 지난 6월에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목표치를 제출받아 공개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의 ‘대출금리 고공행진’ 기조는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가 지난 6월 ‘중?저신용 고객 대출 확대 태스크포스(TF)’만들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을 연말까지 매달 2500억원씩 확대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한 은행의 “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 마통 금리차가 0.5%포인트에 달하기 때문에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던 고신용자들이 시중은행으로 이탈할 유인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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