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외교부가 "이례적"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 표명은 삼갔다.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화상으로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왕이 부장은 "한미훈련은 건설적이지 못하다"며 "미국이 북한과 진정으로 대화를 재개하고자 한다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왕이 부장의 이번 발언이 우리나라와 미국에 대한 내정간섭에 해당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외교부 당국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의 성격상 역내 다양한 이슈들에 관해서 허심탄회하게 각자 입장을 개진하는 게 회의의 목적 중 하나라고 이해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국제사회에서는 연합훈련의 성격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이며, 북한을 포함한 특정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연습이란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왕 부장 발언이) 이례적인 반응이라고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배경이나 의도에 관해선 분석 중이며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한편 당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왕이 부장보다 발언 순서가 뒤였음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회의가 화상으로 개최됐기 때문에 형식상 쌍방소통이 이뤄지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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