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씨바이오가 韓대표 가치주펀드 투자받은 까닭

입력 2021-08-09 18:14   수정 2021-08-09 23:56

피부 이식재 기업 엘앤씨바이오가 저평가된 우량주에 중점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른 바이오회사와 비교해 주가가 저평가된 데다 중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는 판단에서다.

VIP자산운용은 지난 6일 기준으로 엘앤씨바이오 지분 6.23%를 보유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6월 29일 지분 보유 사실(5.09%)을 처음 밝힌 이후 지분율을 1.14%포인트 늘렸다. 모두 장 내에서 지분을 샀다.

VIP자산운용은 저평가된 우량주에 장기 투자한 뒤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실현하는 한국의 대표 가치주 투자 자산운용사다. 바이오기업에 5% 이상을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바이오주는 현재 창출하는 이익이 적어 가치주 펀드의 투자 철학과는 부합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엘앤씨바이오는 신약 개발 중심의 바이오회사와 다른 특징을 보인다”며 몇 가지 투자 이유를 댔다.

우선 엘앤씨바이오가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는 회사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330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 5년(2016~2020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30.3%로 같은 기간 코스닥 평균(7.7%)을 훨씬 앞질렀다.

고평가 논란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롭다. 지난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70.1배로 코스닥 평균(69.2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부채비율 역시 31.5%로 전체 코스닥 기업 평균 107.4%의 3분의 1 수준이다. 최 대표는 “엘앤씨바이오는 신약 개발 회사와 비교해 성공 확률을 예측하기 쉽다”고 말했다.

중국 진출 전략에도 주목하고 있다. 엘앤씨바이오는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와 중국 1위 임상대행회사(CRO) 타이거메드, 중국 내 광범위한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는 한 제약사 등과 손을 잡고 중국에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2~3년 뒤엔 정식 허가를 받아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이환철 엘앤씨바이오 대표는 “피부 이식재 시장이 걸음마 단계인 중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며 “2~3년 뒤 허가가 나면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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