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의 유산 중 1억 달러가 넘는 거액이 피해 배상금으로 지급된다.
제프리 엡스타인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엡스타인 피해자 보상기금'은 9일(현지시간) 배상 청구 절차를 마감한 결과 자격을 갖춘 피해자 150명에게 총 1억2500만달러(약1433억원) 지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금 관리자 조다나 펠드먼은 엡스타인으로부터 성학대 피해를 봤다며 배상금을 요구한 청구인이 225명이었다면서 이중 150명이 적격 신청자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적격자 중 배상금을 수락한 피해자는 92%로, 이에 해당하는 금액은 총 1억2100만달러(약1387억원)다.
배상금 수령을 거절 당한 나머지 피해자들은 엡스타인의 유산에 대해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절차는 엡스타인이 뉴욕 맨해튼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6억3400만달러(약 7천266억원)에 이르는 자산 대부분을 신탁사에 맡기면서 지연됐다. 또 2개의 섬을 보유한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의 검찰총장과 엡스타인의 유언 집행인 사이의 법적 분쟁도 배상금 지급을 늦어지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지펀드를 운영하며 큰돈을 번 억만장자 투자가였던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수십명의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2008년 처음 체포됐을 당시 그는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감형을 받아 13개월만에 복역했다. 하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면서 재수사가 시작됐고, 2019년 7월 다시 체포된 그는 감옥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한편 엡스타인의 성범죄를 도와 미성년 피해자들을 모집하고 길들인 혐의를 받는 그의 전 여자친구 기슬레인 맥스웰의 재판은 오는 11월 시작된다. 그는 성매매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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