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 탓에 집값 하락? "노인요양시설이 혐오 시설인가요"

입력 2021-08-10 11:39   수정 2021-08-10 11:43


한 아파트의 입주자들이 노인요양 시설 상가 입주를 '결사반대'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본인을 현직 사회복지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노인요양 시설이 혐오 시설이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작성자 A 씨는 "아침부터 너무 속상하고 화나는 일이 있어 푸념을 올려본다"며 "저는 학부 시절 사회복지를 전공해 현재 노인요양 시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라고 밝혔다.

이어 "어제 외부 상담 업무가 있어 처음 가보는 아파트에 방문하게 됐는데, 나름 아파트가 깔끔하고 잘 지어졌다"며 "근데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는 게시물을 보고 '이게 정녕 대한민국의 현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A 씨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최근 한 아파트 주민들은 "상가 1층 노인요양 시설 입주는 치매 노인 및 휠체어탄 노인들의 아파트 이동 등으로 아파트 '재산 가치 하락'과 '삶의 질 저하'로 입주민의 피해가 막대해 절대 아파트 상가에 노인요양 시설 설치를 결사반대하기로 가결했다"고 공지했다.

입주민들은 "전체 입주민의 결사반대 서면동의를 받아 구청에 민원접수를 하며 결사반대 현수막을 1층 주차장에 설치한다"는 등 대책도 마련했다.

이에 A 씨는 "지금껏 제가 배워오고 일해 온 가치와 시간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아직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되려면 한참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직 사회복지사로서 감히 여러분께 호소드린다"며 "저도 여러분도 언젠간 늙어서 노인이 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온다. 너무 이기적으로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본인들은 평생 늙지 않고 남의 도움 1도 안 받으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나 보다", "결론은 아파트값 하락 때문이네", "혐오 시설이 아니라 고마운 시설이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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