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오일뱅크 상장 시동…"신사업 투자·M&A 실탄 확보"

입력 2021-08-10 18:05   수정 2021-08-1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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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절차를 본격화한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 실탄을 대거 조달할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등 기존 사업 덩치를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M&A)과 함께 신사업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은 10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계획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희망 공모가격은 5만2000~6만원으로 제시했다. 약 9360억~1조800억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공모 직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5조3263억원 수준이다. 이 회사는 다음달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등을 거쳐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도 국내 증시 입성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을 한다. 이달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상장 전략을 짤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현대오일뱅크의 몸값이 8조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들의 증시 입성 이후에는 조선사 현대삼호중공업과 선박 사후서비스(AS)업체 현대글로벌서비스 등의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릴레이 상장을 통해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한 재원 확보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IPO로 확보한 1조원 안팎의 현금을 △수소·암모니아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 △자율운항 선박 △이중 연료추진선 △연료전지 등과 관련한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상장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을 3대 미래사업인 블루수소,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투자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최근 해당 분야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유류 저장 사업을 하는 현대오일터미널 지분 90%를 18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 2월엔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38%) 매각과 현금 배당을 통해 투자자금 80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신사업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면 현대중공업그룹은 기존 주력사업인 조선과 건설장비 등에 이어 이를 뒷받침할 또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4월 국내 대표 건설장비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했다.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를 동시에 거느리게 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 5위권 건설장비업체로 거듭나게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몇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며 “실탄을 조달하기 위해 한동안 자본시장을 활발히 드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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