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의 진화…이젠 '한류 인사이드'다

입력 2021-08-10 17:33   수정 2021-08-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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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일본인 걸그룹,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하는 미국 드라마,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이 공급하는 미국 작가들의 만화….

K컬처의 진화가 눈부시다. K팝, 드라마, 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인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외국어로 된 작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키운 아티스트를 해외에 소개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처음부터 현지 사람들과 작업하고 결과물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세계 문화산업에 한류 DNA가 자연스럽게 이식된다. 과거 정보기술(IT) 기기마다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가 장착됐던 덕에 ‘인텔 인사이드’란 용어가 유행했듯, ‘한류 인사이드’라고 부를 만한 현상이 시작된 것이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일본인으로 구성된 아이돌그룹 ‘니쥬’(사진)를 결성해 일본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도 미국 시장을 겨냥해 현지에서 아이돌그룹 멤버를 발굴한다. 하이브는 유명 가수 저스틴 비버 등이 속한 현지 기획사 이타카홀딩스도 인수했다.

콘텐츠 시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CJ ENM은 미국에서 현지 배우, 제작진과 함께 영어로 된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국내 웹툰 업체들은 해외 기업을 인수하고 해외 작가가 만든 작품을 대량 공급하고 있다. 플랫폼 자체를 글로벌화해 ‘웹툰계의 넷플릭스’가 된다는 목표다.

이런 현상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가 제시했던 ‘한류 3단계론’과도 맞닿는다. 국내 작품을 수출(1단계)하고 해외 아티스트를 한국인 멤버와 함께 구성하는(2단계) 수준을 넘어, 해외에서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외국어 작품을 제작하는(3단계) 최종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그간 미국 외엔 어떤 나라도 성공하지 못했던, 문화산업의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세계화와 현지화 동시 달성)’을 이루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K컬처가 그간 쌓은 자신감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외부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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