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에서 '국평'(국민평수)이라고 불리는 전용 84㎡ 아파트가 15억원에 거래됐다. 정부의 잇단 집값 하락 경고에도 외곽지역까지 대출 금지선인 15억원에 거래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전용 84㎡ 기준으로 15억원을 넘긴 지역은 18곳이 됐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84㎡는 지난달 18일 15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신고가는 같은 달 10일 거래된 14억9500만원이었다.
마곡동에 있는 마곡엠밸리7단지, 마곡힐스테이트 전용 84㎡도 최근 14억9500만원에 각각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마곡엠밸리 6단지 전용 84㎡ 역시 14억9000만원에 거래된바 있어 앞으로 15억원 돌파 거래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억원은 초고가 주택을 가르는 기준선이다. 정부가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을 전면 금지하면서다. 실수요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때문에 14억원까지는 집값이 쉽사리 오르다가도 15억원을 앞두고는 거래가가 정체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강서구 마곡 일대는 최근 각종 개발호재가 나오면서 집값이 15억원을 뚫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마곡지구 일대에 컨벤션 센터와 호텔, 업무·판매 시설 등이 결합된 서울 최대 규모 마이스복합단지 '르웨스트'를 지을 예정이다. 김포공항에 추진되는 초대형 복합시설 개발사업들과 마곡지구와 인접한 가양동 옛 CJ제일제당 부지 개발사업 등도 강서구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
마곡동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마곡지구에 마이스복합단지가 들어서고 대기업들이 이주를 완료하면 일대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했다.
올해 강서구에 앞서 전용 84㎡가 15억원을 넘어 거래된 지역은 성북구, 구로구가 있었다. 성북구 길음동에 있는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84㎡가 15억원에 거래됐고, 구로구 신도림동에 있는 대림e편한세상4차 전용 84㎡가 지난 6월 2일 15억2300만원에 거래됐다.
국평 최고가 기준 15억원을 넘기지 못한 자치구는 7곳 밖에 남지 않았다.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금천구, 관악구, 은평구, 중랑구 등이다.
다만 관악구 봉천동과, 노원구 중계동, 은평구 수색동, 중랑구 면목동 등에 있는 일부 단지의 전용 84㎡ 경우 이미 14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15억원을 넘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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