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에 3220선까지 밀렸다. 간밤 D램 가격 하락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간판 산업인 반도체 업종이 타격을 받은 데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1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2.57포인트(0.70%) 하락한 3220.62에 마감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24% 낮은 3235.36에 거래를 시작해 장 초반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이내 힘이 빠졌다. 특히 오전 11시13분 이후부터는 마감 때까지 지수가 흘러내렸다.
외국인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6108억원 어치 현물 주식과 코스피200 선물 6391계약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1901억원 어치 현물 주식을 팔았다. 개인이 홀로 1조7732억원 어치 주식을 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는 8294억원 매도 우위였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일 대비 상승 업종은 다양해졌지만, D램 가격 하락 우려에 따라 미국 마이크론 주가가 하락한 여파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쳤다”며 “전기·전자 업종의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외국인 매도 물량 출회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2.12%, SK하이닉스는 6.22% 하락했다. 트렌스포스가 PC제조업체들의 과도한 재고로 4분기 메모리칩 가격이 최대 5%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영향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마이크론 주가는 5.36%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0%가 각각 하락했다.
이외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 카카오, 기아 등이 1% 넘게 내렸다. 반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4.81%와 2.96% 상승했다. 미 상원이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법안을 통과시킨 영향으로 포스코(POSCO)도 2.37%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도 지수를 억눌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223명 늘어 누적 21만6206명이라고 밝혔다. 전날(1540명)보다 683명이나 늘면서 2000명대를 훌쩍 넘었다. 직전 최다인 지난달 28일의 1895명보다도 328명 많은 것으로, 2주 만에 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에스디바이오센서, 엑세스바이오, 씨젠 등 진단키트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에서 주요 업종은 혼조세였다. 은행, 의료정밀, 의약품, 철강·금속, 보험, 금융업 등은 올ㄹㆍㅆ지만, 전기·전자, 전기가스업, 비금속광물, 음식료품 등은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0.15포인트(0.01%) 내린 1051.92에 마감됐다. 이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533억원 어치와 453억원 어치를 샀고, 기관은 741억원 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SK머티리얼즈, 엘앤에프 등이 크게 올랐고, 카카오게임즈, 휴젤, CJ ENM, 펄어비스, 리노공업 등은 하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6.60원(0.57%) 오른 달러당 1156.40에 마감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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