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세 못 내서 딸과 쫓겨날 판"…2억 후원금 모은 母 가짜였다

입력 2021-08-12 21:37   수정 2021-08-12 22:45


미국 북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는 다샤 켈리(32)는 주택 임차료가 약 2천 달러(약 232만 원) 밀리면서 고충을 겪었다. 이에 그는 지난 7월 온라인 모금사이트인 '고펀드미'에서 자신과 세 딸을 도와달라는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켈리는 '저와 딸들의 퇴거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팬데믹 전에는 우리는 괜찮았지만, 지금은 매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후 CNN 인터뷰를 하면서 반전이 발생했다. 최근 방송된 인터뷰에서 켈리는 자신의 세 딸이라며 자택 내 소파에 앉은 8세와 6세, 5세 소녀를 소개했다. 이들 모녀의 사연이 방송을 타자 기부금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3700명으로부터 무려 23만4000 달러(약 2억7200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그러나 여기서 또 다른 반전이 나왔다. 다른 한 여성이 자신이 어린 세 소녀의 친엄마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 여성은 켈리는 소녀들의 생물학적 엄마가 아니라고 했다.

세 소녀는 켈리 파트너의 자녀들로, 켈리는 파트너나 세 소녀와 함께 살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는 세 소녀에게는 자신이 사실상의 엄마와 같다며 "나는 아이들을 조건 없이 사랑해왔다.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대하면서 보살폈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고펀드미는 켈리에게 약속된 기부금을 동결한 뒤 기부자들이 원할 경우 다시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부가 철회되면서 이날 기준 기부금은 20만 달러(약 2억3200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4000만 원이 사라진 셈이다.

켈리를 인터뷰 했던 CNN의 닉 와트 기자는 "소녀들은 켈리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등 보통의 가정이었다"면서 "의심할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세 소녀의 친모인 샤디아 힐로가 출생 증명서를 갖고 CNN에 연락하고 나서야 켈리가 친모가 아닌 점을 알게 됐다는 게 와트 기자의 설명이다.

다만 힐로가 최근 켈리의 집에 아이들을 태워다 주는 등 켈리가 일정 시간 아이들을 돌보아 온 점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와트 기자는 "켈리는 분명히 일정 시간 아이들을 보살폈다"면서도 "고펀드미 사이트에서 소녀들을 자신의 딸이라고 소개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지적했다.

켈리는 "기부금은 아이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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